온라인 한국어 과외 후기 3

내가 차단한 학생들 : 수업 중에 전자담배 피는 학생

참 별의별 유형이 다 있다그것도 국제적으로 그리고 이 문화차이란 게 상상이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더라난 꽤나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수업 중에 전자담배 연기를 카메라에 뿜어대는 학생과 그 학생의 흡연 문제를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지 조언을 구했더니 그게 뭐가 문제냐는 식의 서양인 튜터들의 답변들까지이 어메이징한 문화차이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내가 이용하는 플랫폼은 학생 차단 기능이 있었지만 모든 문제를 차단으로써 해결할 수는 없는 법어떻게 해야 누구의 기분도 상하지 않게 부드럽게 이 문제를 넘어갈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 고민하는 순간마저 너무 괴롭더라학생이 연기를 뿜는 그 모습을 상상만 해도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 얼굴이 터질 것만 같았다아니..

내가 차단한 학생들 : 나의 성적 지향을 묻는 학생

이 학생은 참 차단하기 어려웠다일단, 강의 초반 나의 자존감을 올려주고 큰 깨달음을 준 학생이었기 때문이 학생은 한국인 파트너의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이유로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한글은 물론 아는 한국어 단어가 많았고 한국 문화도 음식도 너무 친숙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 파트너와 대화를 목표로 일상에서 쓰이는 표현들을 위주로 배우며 관련된 문장들을 만드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그런데 막상 수업을 시작하고 보니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을 아예 몰랐고 진도를 좀처럼 나가기 힘들어서 다른 교과서를 이용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나는 그 말을 전할 때 이미 레벨을 판단하고 수업 방식을 결정했는데 다시 번복하는 게 너무 비전문가 같아 보일까 봐 크게 걱정했다그런데 이 학생은 내 말을 듣고 본인을 생각해서 수준에 더 잘 맞는 쪽으..

내가 차단한 학생들 : 내 발음을 못 믿고 수업 중 검색하는 학생

이런 황당한 일이 다 있다이 남학생은 본인도 언어 강사라고 본인을 소개했다말이 좀 통하겠구나 싶었다본인도 과외를 하는 입장이라 수업 중에 무례한 행동은 자제하고 본인도 교수법을 아니 내 의도를 파악해 수업을 잘 따라와 줄 줄 알았다 이미 한글을 아는 것 같았는데 한글 수업을 원했다그래서 이미 한글을 배운 거 같은데 또 배우는 게 괜찮겠냐 물었다 자신은 내 결정에 뭐든지 따를 거라고 했다이 말이 나를 전문가임을 인정하고 그런 당신의 의견을 신뢰한다는 말처럼 들려서 날 존중해주는구나 싶어 기분이 좋은 동시에 날 대우해 주는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부담감까지 가졌다본인도 강사라 그런가 마인드가 좋구나 감탄하기도 했고어쨌든 모음, 자음만 조금 알고 한글의 조합, 쌍자음, 받침 등까지는 배우지 않은 것 같아..